‘투기자본이 한국 기업 활동에 문제가 된다’는 기사 하나를 포스팅했다. 마침 내가 귀국한 후 주로 하는 공부가 화폐 이론과 함께 한국 주식시장에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기업 지배구조 문제이기에 간략하게 이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한국 기업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도성장기 한국 기업들, 소위 재벌은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건 한국 경제성장이 1960년대 경공업 위주 … [Read more...] about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
사회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최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간담회에서 ‘약값 자율화’ 얘기가 나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 측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정부에서는 이를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접한 분들이 약간의 의아함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가 물건값을 바꾸는데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좀 이상한 소리 같이 느껴지는 것이죠. 엄밀하게 말하면 여기서의 ‘약값’은 실제로 약의 가격이라기보단 … [Read more...] about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정규직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연봉도 아니고 직업 안정성도 아닌 금융 접근성에 있다고 본다. 은행의 입장에서 대출 대상은 지급능력으로 분류된다. 대기업 정규직은 지급능력이 좋기에 많은 신용이 저금리로 손쉽게 제공된다. 요구 서류도 복잡하지 않아서 진행 또한 굉장히 수월하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비정규직은 이 부분에서 적용 한도가 매우 낮다. 자영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제공되는 신용 한도도 극히 적다. 이 부분을 주요 기업 정규직에만 … [Read more...] about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1960년대 초, 5.16쿠데타의 성공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 140곳에 달하는 지역에서 간척 사업을 시작한다. 간척사업은 한국전쟁 직후이기에 제대로 된 중장비도, 기술도 없이 오로지 인력으로만 진행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길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시키고 자활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납치해 곳곳에 투입하여 맨손으로 땅을 개척하게 했다. <블랙 딜> 등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이조훈 감독의 신작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 [Read more...] about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남을 돕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힐링 심리학'이 여전히 잘 팔린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 등을 호소하고 학생들은 고된 학업으로 괴로워한다. 직장인은 워라밸, 학생들은 '스라밸(스터디 앤 라이프 밸런스)'을 외치지만 오래도록 관행처럼 굳어 온 제도와 그를 뒷받침하는 문화적 관습이 그런 희망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외부 세계를 뒤집어엎을 수 없으니 남는 선택지는 한 가지다. 마음속에 벌어진 상처를 잘 봉합하고 새 살이 돋게 만드는 일이다. 현대인 거의 누구나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지만 저마다 표현하는 바는 … [Read more...] about 남을 돕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우리는 왜 인기를 원하는 걸까
관심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다룬 심리학 도서 오늘날만큼 사람들이 인기에 대해 집착하는 시대는 과거에 없었다. 과거에는 ‘인기’라는 척도가 연예인과 관련된 수식어로 사용되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양한 SNS가 발달하면서 ‘인기’라는 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뗄 수 없는 수식어가 되었다. 사람들은 왜 SNS에서 ‘좋아요’를 얻는 일에 그렇게 집착하게 되는 걸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는 10대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이렇게 … [Read more...] about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우리는 왜 인기를 원하는 걸까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할머니들의 일상은 소소하고 평범했으며 행복해 보였다. 자식들과 대화하고 손주들과 놀아주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소박한 삶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만 꺼내면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말을 피하다가 화를 내기도 했고 눈물을 보이면서 고통스러워했다. 70년 전 새겨진 몸과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옥죄었다.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영화 ‘22’는 중국에 남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4년 촬영 당시 생존자 22명이 작품의 제목이 됐다. … [Read more...] about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현직 사교육 업계 사람이 말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
간만에 사교육 업계에서 그럭저럭 잘나가는 친구 만나서 들은 이야기. 교사들이 교육의 목표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교사 질이 좋아지며 이들도 흔히 말하는 ‘좋은’ 교육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수능 등의 입시에서 밀려난다. 이 두 가지는 양립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입시로 들어가면 밀려난 애들 절반은 퍼질러 자고, 교사 입장에서는 뭘 해도 쉽지 않은 상황. 지금 고등학교 교장은 거의 CEO다. 고등학교 교장은 어떻게든 동네 공부 잘하는 애들 데려오려고 엄청 … [Read more...] about 현직 사교육 업계 사람이 말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
노회찬이 없는 자리
말 그대로 염천(炎天)이었다. 하늘은 불타고 땅은 익는 듯했다. 한낮엔 40도를 오르내렸다. ‘대프리카’ 얘기가 아니다. 전국이 다 그랬다. 거리에 사람이 없다. 여름 한 철 장사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전에 없던 일이다. 예사 자연재해가 아닌 것 같았다. 그 폭염에 그가 떠났다. 진보 정치인의 대명사 노회찬이 떠났다. 올해 예순둘이니 평균수명으로 쳐도 20년은 더 살 나이다. 그런 노회찬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 털털한 모습, 촌철살인의 재담, 이젠 모두 그림의 떡이다. 다시는 그의 모습을 … [Read more...] about 노회찬이 없는 자리
텔레비전과 범죄의 관계
※ THE NEW YORKER의 「How to Fight Crime with Your Televis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인과 연구자들, 그리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람들이 보는 것과 그들의 행동 사이의 관계를 걱정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영화였고, 다음은 텔레비전이었다가, 이제 그 대상은 비디오 게임이 되었습니다.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은 납 중독이 아이들의 지능을 낮추는 것만큼 공격적인 행동을 늘인다. 이 말은 2005년 힐러리 클린턴이 폭력적인 … [Read more...] about 텔레비전과 범죄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