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5.16쿠데타의 성공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 140곳에 달하는 지역에서 간척 사업을 시작한다. 간척사업은 한국전쟁 직후이기에 제대로 된 중장비도, 기술도 없이 오로지 인력으로만 진행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길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시키고 자활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납치해 곳곳에 투입하여 맨손으로 땅을 개척하게 했다. <블랙 딜> 등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이조훈 감독의 신작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 [Read more...] about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역사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할머니들의 일상은 소소하고 평범했으며 행복해 보였다. 자식들과 대화하고 손주들과 놀아주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소박한 삶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만 꺼내면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말을 피하다가 화를 내기도 했고 눈물을 보이면서 고통스러워했다. 70년 전 새겨진 몸과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옥죄었다.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영화 ‘22’는 중국에 남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4년 촬영 당시 생존자 22명이 작품의 제목이 됐다. … [Read more...] about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1944년, 승려이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열반하다
1944년 6월 29일, 성북동의 우거 심우장(尋牛莊)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 큰 스님이 오래 앓던 중풍으로 별세했다. 남향으로 터를 잡으면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반대편 산비탈에 북향으로 집을 지었던 이 강골의 독립운동가는 열네 달 후에 올 해방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65세. 시인과 독립운동가로 살았던 만해 대선사 만해는 기미년 독립선언을 계획하고 선언서 작성에 참여해 공약 3장을 추가하는 등 … [Read more...] about 1944년, 승려이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열반하다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그렇게 콜라만 마시면 커서 어른이 될 수 없어!” 엄마의 한마디 덕분에 나는 어른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어른을 포기하고 콜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삶의 목표. 그것은 ‘엄마 앞에서 당당히 콜라를 마시는 아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거의 이뤄가고 있다. 콜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코카콜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코카콜라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선 문화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심지어 인류가 멸망해도 누군가는(외계인이나 바퀴벌레라도) 코카콜라를 마실 것 같다. 이토록 … [Read more...] about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콘텐츠 마케팅, 12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마케팅 서적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콘텐츠 마케팅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유일한 마케팅(Content marketing is only marketing left)'으로 정의했습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에서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콘텐츠 마케팅, 누가 최초로 시작했을까요? 현재와 비슷한 방식의 콘텐츠 마케팅은 120년 전(정확히는 123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버몬트주의 대장장이 존 디어(John Deere)는 1895년 농업 … [Read more...] about 콘텐츠 마케팅, 12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사상 최대의 투자 비극에서 얻는 교훈
※ The Motley Fool에 Morgan Housel이 기고한 「6 things I learned From the Book "The Great Depression: A Diary」를 번역한 글입니다. 벤저민 로스(Benjamin Roth)는 전문 작가나 투자자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유익한 투자 서적 한 권을 썼습니다. 오하이오의 변호사였던 로스는 대공황 기간 동안 쭉 일기를 써왔습니다. 1931년부터 1940년대 초까지 매주 몇 … [Read more...] about 사상 최대의 투자 비극에서 얻는 교훈
선사시대 유럽에는 초식 곰이 살았다
초식곰이라고 하면 다소 이상하지만, 선사 시대 유럽에는 실제로 초식곰이 살았습니다. 초식 동굴곰 vegetarian cave bear (Ursus spelaeus)이 그 주인공으로, 대략 12.5-1.2만 년 전 유럽에서 주로 식물성 음식을 먹고 살았습니다. 본래 곰이 잡식 동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닌 게 많은 육식 혹은 잡식 동물이 초식 동물로의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소화시키기 어렵지만, 대신 자연계에 대량으로 존재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이입니다. … [Read more...] about 선사시대 유럽에는 초식 곰이 살았다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의 독주를 막아라!
“과일의 맛을 음료로 먼저 접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바나나하면 바나나맛 우유를 떠올렸다. 복숭아를 외치면 쿨피스가, 사과를 외치면 피크닉이 떠올랐다. 과일을 못 사주는 것도 아니었는데 엄마는 얼마나 서러웠을까. 그때마다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는 핀잔을 받았다(그래서… 마시즘이 되었습니다). 과일을 말할 때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료수가 있다. 하지만 오렌지만은 예외였다. 환타를 마셔야 하나, 오란씨를 마셔야 하나, 써니텐을 마셔야 하나? 경쟁은 치열했고 나는 동네 … [Read more...] about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의 독주를 막아라!
땀의 역사는 게토레이의 역사다
달리다 보면 느낀다. 뛰는 것보다 멈추고 난 후가 더 걱정이라고. 부동산 사장님이 분명히 ‘정류장에서 3분 거리’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기록이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집에서 버스 타기 3분 컷. 이건 우사인 볼트 형이 와도 안 된다. 뛰다 보니 걱정이 더해간다. 아마 도착을 하더라도 나는 숨도 제대로 못 쉬겠지. 약간의 어지러움과 함께 속도 울렁일 것이다. 뛰는 것보다 더 지옥 같은 순간이 기다린다. 그때 내 몸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이 말한다. 게토레이를 마시라고 … [Read more...] about 땀의 역사는 게토레이의 역사다
세상에서 가장 ○○한 연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연필 이야기
연필은 우리가 처음 글자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사용했던 필기구입니다. 설계를 하거나 목재를 자르는 등 산업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죠. 우리가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게 될 도구 중 하나인데요. 오늘은 이 연필 속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봤습니다. 1. 왜 연필은 노란색이 많을까? 연필 중에 가장 많은 색깔을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노란색 연필일 겁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노란색 연필을 사용하게 된 걸까요? 19세기 가장 품질 좋은 흑연은 중국에서 생산된 … [Read more...] about 세상에서 가장 ○○한 연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연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