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과연 치러지려나?' 우려되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나름 성공적인 반환점을 돌고 있다. 굳이 근래의 브라질이나 중국 올림픽의 구설수를 떠올리지 않아도 경기장 등의 배후단지 조성, 최순실의 홍역을 치르면서도 선방한 개막식 공연, (역시 최 씨와 연관 있던) 수호랑 캐릭터의 인기와 무리 없는 진행, 나름의 흥행 성공, 무엇보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 상대적 비인기 종목의 선전까지.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남북 단일팀과 개막식 공동 입장 또한 썩 나쁘지 않은 이벤트였다고 평가하고 … [Read more...] about PR 담당자가 말하는 ‘올림픽 女 팀 추월’ 이슈 관리의 해법
사회
GM의 군산공장 철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 가장 쉽게 군산공장 폐쇄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프레임이라면 ‘GM이라는 회사가 나쁜 놈이라서 그렇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업의 의사결정을 이런 윤리적 틀로 바라보면 그저 질타밖에 남는 것이 없다. 게다가 이 문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면, GM이 비윤리적으로 경영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너무 야박하게 경영을 했다는 말이 더 적합해 보인다. 이제 GM은 장기적인 비전이니 글로벌한 가치 창출이니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의 자부심이니 이런 레토릭은 다 벗어버렸다. 그냥 최소비용 최대수익의 … [Read more...] about GM의 군산공장 철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의 ‘인문학’,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한국사회의 ‘인문학 담론’에 대한 약간의 단상. 이번 화두도 애스크 에프엠(Ask.fm)에서 주고받은 문답 때문에 나왔다. Q. 근데 강유원은 왜 강신주처럼 인기스타가 되지 못할까요? A. 요리의 품격과 건강을 챙겼으나 즐기려면 그만큼의 노력도 필요한 식당 vs. 맥도날드 여기서 ‘노력’은 인문학에 대한 배경지식 뭐 그런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인문학이라는 개념을 적절하게 인식하는 것 자체부터 시작하는 노력'을 지칭하고 싶다. 그 시작은 다른 어떤 화두라도 … [Read more...] about 한국의 ‘인문학’,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벼랑에서 물러서기
※ 조지 몬비엇(George Monbiot)의 「Stepping Back from the Brink」을 번역한 글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안다. 여러 해 동안 과학자들은 우리가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우리가 기후 파괴와 생태적 붕괴의 와중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우리는 체질적으로 이 지식에 따라 행동할 수 없는 듯 보인다. 합중국은 거대한 생태적 울화의 속박을 풀겠다고 약속한 인간이 선출되었고, 불행하게도 배출해버렸다. … [Read more...] about 벼랑에서 물러서기
이직을 고민 중이신 서른 즈음의 후배들에게
겨울이 지나갈 때쯤 이직에 대한 상담이 많이 옵니다. 최근에는 입사지원서 혹은 자기소개서의 형태로도 많이 들어오는 이런 편지들을 읽으며 대견한 후배들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제쯤 우리도 저런 인재들을 마음껏 뽑을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한 분이 쓴 긴 편지의 끝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울분을 토해내듯 글을 썼습니다. 그것은 제 지난 삶에 대한 후회이기도, 제 무능함에 대한 분노이기도, 제가 품은 꿈에 대한 간절함 이기도 합니다." 아마 30세를 전후한 분들은 많이 … [Read more...] about 이직을 고민 중이신 서른 즈음의 후배들에게
하나님은 당신 편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교회 목사들과 교인들의 온갖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범죄와 기독교 신앙이 어쩜 그렇게 '찰떡궁합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지 내게는 항상 일관된 관심과 분석의 대상이다. 너무나 여러 이유가 있고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하나님은 내 편'이라는 아전인수적 신앙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 가사나 시중에 나온 QT교재를 봐도 대부분 '주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한국교회 비리나 사건, 사고를 보도하는 참담한 기사에 달리는 … [Read more...] about 하나님은 당신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일주일 평균 5번 가족과 저녁 식사하는 미국인들
NBC Nightly News를 보다가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접했다. 이 조사는 소셜미디어(SNS)가 미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보기 위해서 한 조사다. 그런데 결론은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대면접촉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SNS가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리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위 그래픽에 보이는 것처럼 ‘일주일에 최소한 5번은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15년 전과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 [Read more...] about 일주일 평균 5번 가족과 저녁 식사하는 미국인들
백인 구원자 영화의 부상과 몰락
※ The Economist의 「The rise and fall of the award-winning white-saviour film」을 번역한 글입니다. 할리우드 영화계가 인종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영화가 인종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잠시나마 만족했죠.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민권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해 〈앵무새 죽이기〉와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나왔습니다. 현실에서는 흑인 운동가들이 민권 운동을 이끌기 … [Read more...] about 백인 구원자 영화의 부상과 몰락
“새끼야, 빨리 꺼져” 그 말이 악마를 만들었다
1. 몇 년 전 책 한 권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다 우연히 ‘희대의’ 범죄자 신창원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다. 신창원이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닐 때였다. 학교에 내야 할 돈을 챙겨가지 못했다. 선생님이 “새끼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말했다. 신창원은 그 말이 가슴에 ‘악마’를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교사는 학생을 ‘말’로 가르친다. 교사에게 언어는 교육 활동의 처음이자 끝이다. 신창원의 이야기를 읽으며 교사의 말 한마디가 … [Read more...] about “새끼야, 빨리 꺼져” 그 말이 악마를 만들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어떻게 언어에 반영되어 왔는가?
※ the guardian에 게재된 David Shariatmadari의 칼럼, "Eight words that reveal the sexism at the heart of the English language"를 번역한 글입니다. 사전이 성차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가 성차별적이다 언어학에는 연어(聯語, collocation)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두 단어가 나란히 함께 쓰이는 경우를 뜻하는 말입니다. 만일 “팝(pop)”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 [Read more...] about 여성에 대한 차별은 어떻게 언어에 반영되어 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