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스북 유저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사람의 피드를 가보았더니 무척 살기 좋아 보였다”고 말하며, 여행은 물론이고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 사진이나 식도락을 즐기는 사진 등이 많았다고. 그 사진들과 여자로서 살기 힘들다는 말이 매칭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괴리감이라. 그 괴리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한다는 사람들 오래전 교육 봉사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 [Read more...] about ‘불쌍하고 얌전하고 부족하게’ 보여야 사는 사람들
사회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 이 글은 Los Angeles Times의 「That Asian mom is not the nanny. Why do so many people assume she is?」를 번역한 글입니다.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비디오를 한 번쯤은 봤을 겁니다. 작년 이맘때쯤 굉장한 화제가 되었던 영상이니까요. 화상으로 BBC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관해 이야기하던 백인 교수 뒤로 두 아이가 나타나고, 뒤이어 들어온 아시아인 여성이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몸을 구부린 채 문을 닫고 … [Read more...] about BBC 영상 속 여성이 보모로 오해받은 이유?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 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먹지 않아도 아는 맛이 있다. 외롭고 쓸쓸한 맛이다. 모두가 떠난 곳에 남아본 적 있는 이는 알 것이다. 그해 설에는 유독 눈이 많이 왔다. 폭설이 발걸음 소리마저 삼켜버린 그 날도 나는 … [Read more...] about 도시에 남은 자들을 위하여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2017년에 한샘, 현대카드, 씨티은행, 하나투어 등에서 성추행 파문이 일었다. 일부 언론은 ‘꽃뱀,’ ‘무고죄,’ ‘무혐의’라는 단어를 붙여 가해자 시각에서 보도하거나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명 ‘꽃뱀 몰이’다. 《동아일보》는 2017년 11월 6일 기사에 ‘한샘 이어 현대카드도 사내 성폭행 논란…“너가 침대에서 잔 게 문제”’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런 보도는 가해자인 남성을 억울한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혐의’는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신고 후 증거불충분 … [Read more...] about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누구도 그렇게 강할 리는 없다
나는 지금 목소리를 내는 개개인들이 앞으로 견뎌야 할 시간들, 감내해야 할 크고 작은 모욕들을 상상하지 못하겠다. 분명 지금 목소리 내는 이들은 용감하고 강하지만, 그 모든 걸 감당할 정도로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길고 긴 그 싸움 끝에 설혹 세상이 다 바뀌지 않더라도 그 개인의 일상은 바뀌기를 바란다. 원문: 서늘한여름밤 … [Read more...] about 누구도 그렇게 강할 리는 없다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승차 거부했던 택시운전사의 택시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개인택시운전사는 총 세 번이나 승차 거부를 했다가 면허 취소에 과태료 60만 원까지 부과됐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승객이 탑승 전에 “시흥사거리요”라고 하자 “안 간다”며 1차 승차 거부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승객이 “후암동을 간다”고 하자 그냥 가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승객이 행선지를 말했지만 가는 방향과 다르다며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승차 거부가 적발된 택시운전사는 앞으로 1년 동안 택시 영업을 할 수 … [Read more...] about 서울시, 3번 승차 거부한 택시 ‘면허 취소’
섹스가 도덕재로 남아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성(sex)’을 논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라 ‘성’만 얘기하면 모든 게 경직된다. 하지만 섹스는 억압과 외면, 그리고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섹스는 사람들이 가장 ‘밝히는’ 행위다. 이 ‘밝힘’에 성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들이 제법 제시되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섹스를 밝힌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억압, 외면하거나 타도하지 않고 장려 및 직시하며 보듬을 대상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섹스가 왜 이토록 혐오와 수치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는가? … [Read more...] about 섹스가 도덕재로 남아야 하는 이유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한국은 분노 사회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분노가 너무도 작은 것들에서 싹튼다. 가족은 물론이고 동료나 친구, 처음 보는 이에게도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낸다. 의학·과학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없는 ‘분노조절장애’가 한국에서는 하나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조절되지 않는 분노는 ‘비정상적 폭력’으로 둔갑해 대개 강자가 아닌 약자를 향한다. 아파트 주민이 밧줄을 잘라 건물 외벽노동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밧줄에 생명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에 매달렸던 노동자는 이 비정상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 [Read more...] about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 역자 주: 언어는 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어떤 단어로, 어떤 문장으로 생각하는지는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컨택트의 원작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The Story of Your Life)」에서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은 언어의 이런 영향력에 본인의 상상력을 더해서, 주인공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인간의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인지력을 가지게 된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야망있는 여자’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안 좋은 의미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 #WithYou
문득 돌아보니 피해자가 될까 두려워하던 시간이 내 인생에 너무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지나치게 우리의 삶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보이지 않았던 이 폭력을 끝내기 위해, 용기를 내는 목소리들. 나의 목소리는 당신과 함께.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알아두면 도움이 될 기관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상담센터 한국여성민우회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사람마음 트라우마 치유센터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학교 내 학생상담센터 혹은 … [Read more...] about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 #With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