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2): 백범의 한인애국단과 윤봉길의 홍커우 의거」에서 이어집니다. 송칭링능원을 끝으로 청년백범 답사단은 상하이를 떠났다. 4·29 윤봉길 의거 이래 일제에 쫓기던 백범이 마침내 상하이를 탈출해 도착한 저베이(浙北) 평원의 공업도시 자싱(嘉興)으로 가는 길이다. 상하이에서 1시간 반, 95km를 달려 자싱으로 들어섰는데 도시의 풍경이 매우 낯익어 마치 한국의 어느 소도시로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자싱은 저장성(浙江省) 북부 경항(京杭) 대운하 연안에 … [Read more...] about 37살의 나이 차, 백범과 중국 여인의 ‘특별한 동거’
역사
가나여, 카카오 밭을 갈아 엎어라!
눈 앞에 있는 자원에 얽매이는 순간, 발전은 물 건너 간다 최근 가나(Ghana)에서 카카오 산업을 지원할 아이디어가 있냐는 질문을 받으니, 몇 년 전 생각이 난다. 가나 서쪽으로 인접한 '드록바'의 나라, 코트디부아르에 출장 갔을 때다. 외교부에서 젊은 친구를 만났는데, 아버지가 한국에서 주재한 인연으로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친구다. 이 친구가 묻기를 "60년대는 코트디부아르가 한국보다 더 잘 살았는데, 지금와서 왜 이렇게까지 차이가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한국처럼 … [Read more...] about 가나여, 카카오 밭을 갈아 엎어라!
축구전쟁, 엘살바도르 VS 온두라스
축구라는 게 좀 묘해요. 야구하고는 또 달라. 공 하나 골대 두 개만 있으면 가능한 원시적(?) 경기이면서 직접 몸과 몸이 부딪치며 하는 경기고 국가대표팀은 곧잘 그 나라의 군대나 그 나라자체와 동일시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슬로건은 그를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는 한 축구팀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그 자체다” ‘태극전사’를 부르짖는 우리나 ‘전차군단’의 독일이나 ‘무적함대’ 스페인이나 ‘로마군단’ 이탈리아나 다 별명들이 좀 전투적(?)이기도 하고. 이 축구가 연유가 돼서 전쟁까지 벌였다는 얘기는 … [Read more...] about 축구전쟁, 엘살바도르 VS 온두라스
뽀뽀뽀를 추억하며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이 노래 가사를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이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 노래가는 무려 34년 전 5월 25일 첫 방송 전파를 탄 유아 프로그램 <뽀뽀뽀>의 주제가다. 1981년 5월 25일 뽀뽀뽀 첫 방송 유구한 역사의 프로그램 <뽀뽀뽀>의 초창기 인기는 남녀노소를 초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넋놓고 봤으며 사춘기 … [Read more...] about 뽀뽀뽀를 추억하며
귀족은 초컬릿을 먹지 않는다. 다만 마실 뿐이다.
최근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봤습니다. 거기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더군요. 여자 주인공 아버지가 "코코아 마실래 ?" 하니까, 이렇게 대답을 한 겁니다. "“No dad I do not want cocoa, honestly, I'm seventeen years old!" (아뇨, 아빠, 실은 코코아 마시기 싫어요. 저 17살이라구요 !") 일부에서는 당시 23살이던 여배우 그웬 스테이시가 이런 대사를 내뱉는 것이 코미디라고 조롱을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 [Read more...] about 귀족은 초컬릿을 먹지 않는다. 다만 마실 뿐이다.
피임약의 현대사
아담과 이브의 영원한 숙제, 피임 전 세계 60억 인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섹스의 산물이다. 누구나 존경하는 고결한 인격도, 인간 쓰레기라 지칭되는 최악의 말종도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섹스를 통한 정자와 난자의 결합과 세포 분열의 결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발정기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단지 종족 번식을 위해 때 되면 암내를 풍기고 수컷들은 그 머리를 암컷에게 잡아먹힐지언정 숭고한 행위에 몰두하는 동물의 세계와 달리 특별한 쾌락을 동반하며 사랑이라는 … [Read more...] about 피임약의 현대사
메르켈과 아베, 혹은 기억의 간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이 다시 논란이다. 그의 연설은 제국주의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과 주변국의 식민지배 등에 대한 그의 과거사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는데도 그는 어정쩡하게 이를 피해갔다는 것이다. 아베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한 과거 도발적 발언은 자제하고 ‘침략전쟁의 사죄와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인식’은 ‘계승한다’고 했지만, 맥락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 또 ‘식민지배와 침략’이나 ‘사죄’ 등 명확한 용어도 … [Read more...] about 메르켈과 아베, 혹은 기억의 간극
중립도 힘이 있어야 한다 – 발트해의 포성
전에 어떤 책을 읽다보니 제1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왜 독일 편이 아니라 영국 편을 들게 되었는지가 색다른 방식으로 설명되더군요. 원래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로 시작하긴 했지만, 정작 미국내 최대 민족은 독일계이고, 영국계는 고작 제 3위입니다. 제 2위 민족은 영국과는 원수지간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일랜드계라고 하더군요. 언어 때문에 미국이 영국에 좀더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미국인들은 정서적으로 독일에 대해서도 나쁘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이 … [Read more...] about 중립도 힘이 있어야 한다 – 발트해의 포성
진보의 모순, 동진 27호
다 필요없고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의 존엄성이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민주주의란 결국 누구든 네 목숨을 함부로 빼앗지 못하는 것이라고. 당연하다. 인간의 기본권은 죽지 않을 권리다. 사실은 거기서 출발한다. 그 두려움을 벗어난 다음에 굶주리지 않고 뭔가를 의지하고 나아가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할 자유에 이를 것이다. 진보건 보수건 민주주의를 부정하지는 않는 바 여기엔 다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시비를 걸고 싶은 건 진보 쪽이다. 과연 진보는 1987년 1월 15일 벌어진 … [Read more...] about 진보의 모순, 동진 27호
그 많던 오렌지족은 어디로 갔을까
1994년 5월, 신문을 펼친 사람들은 너무도 끔찍한 뉴스에 눈을 감고 말았다. 멀쩡한 청년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수십 군데 난자해서 살해하고 불까지 지르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마흔 줄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아마 그 범인의 이름도 어렴풋이 기억날 것이다. 박한상. 이 사건은 후일 조폭 경찰 설경구와 사이코패스 살인마 이성재의 대결을 그린 영화 <공공의 적> 모티브가 된다. 유산을 노려 부모를 수십 번 찔러 죽인 것이 같고 부모의 죽음이 알려진 뒤 크게 슬퍼하며 경찰의 눈을 … [Read more...] about 그 많던 오렌지족은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