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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도 살리지 못한 레전드 음료, 지코(ZICO)

2025년 9월 10일 by 마시즘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약속 시간. 토요일 오후 6시 25분. 우리는 모두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서 ‘무한도전’을 보았다. 학교에서 예습, 복습은 못했어도 무한도전은 본방에 재방에 삼방까지 보던 게 나였으니까.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2007년도에 방영한 ‘무인도 특집’이다. 1박 2일 동안 낯선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정준하 님이 야생의 코코넛 열매껍질을 까는 모습과 산적이 막걸리 마시듯 얼굴에 코코넛 워터를 부어버리는 장면은 웃느라 숨 쉬는 법도 까먹어서 큰일이 날 뻔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5년 무한도전은 다시 이 섬을 방문한다. 돌아오는 배에는 하나의 음료가 있었다. 99.9%의 코코넛 워터를 담았다는 ‘지코’, 오늘 마시즘 ‘액체 자연사 박물관’에서 소개할 녀석이다.

 

무한도전 음료 ‘코코넛 워터’를 찾아서

무한도전을 보고 냅다 편의점 몇 군데를 돌아다녀 이 녀석을 만났다.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없는듯한 파란색 패키지에 ZICO라는 글씨체는 고급 그 자체다. 2,800원이라는 가격은 그 당시 음료에서 볼 수 없는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무인도에 직접 가서 코코넛 찾는 거보다는 저렴하다는 마음으로 이걸 골랐다.

1+1입니다, 손님.

맙소사. 심지어 1개를 추가로 더 준다. ‘마더 혜레사’가 이 음료에 찾아온 것이 아닌지. 그렇게 편의점을 나와 뚜껑을 열고 들이켰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느끼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낯선 코코넛 워터에서 익숙한 고로쇠 물 맛

일단 내가 평소에 마시던 음료와는 추구미가 반대편에 있는 맛이었다. 향은 뭔가 고소하고, 맛은 뭐랄까 담백하기는 한데 생고구마를 먹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수박 껍질을 씹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자꾸 안 좋은 상상을 하게 하는 녀석이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전국에 수많은 무도팬들은 이 지코를 찾아 출사표를 던졌고, 많은 이들이 장렬하게 전사(?)하고 말았다. ‘무한도전 마셔봤는데 이게 맞냐?’, ‘이상한 맛이 난다’, ‘명수형 다시 보니 마시는 척한다’… 는 글들이 인터넷을 장식했다.

‘뭔가 상한 거 같아서 사장님께 마시게 했더니 마시고 환불해 주시더라’는 후기는 인터넷을 돌며 지코의 악명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결국 지코는 솔의눈과 데자와 등을 포함해 ‘호불호 음료 7대장’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녀석은 못 만든 코코넛 워터가 아니다.

 

지코에 ‘코코팜’을 기대하지 말라

지코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큰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코코넛의 맛이 코코팜이나 빠다코코낫 같은 ‘달콤하며 고소한 맛’에 맞춰졌다는 것이다. 그 녀석들은 코코넛 워터가 아닌 ‘코코넛 밀크’로 만들어진다. 그 차이가 무엇이냐면.

  • 코코넛 밀크 : 코코넛 과육을 갈아서 짜낸 것
  • 코코넛 워터 : 코코넛 열매 안의 액체

우리는 “달콤하지 않은 코코넛 워터는 있을 수 없어!”라며 부정했지만, 동남아시아 여행 중에 코코넛 워터를 마셔보았다면 지코와 비슷한 맛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달콤함을 기대했다가 깨진 것이니까, 또 무한도전에 속았다는 슬픔에(…라는 핑계로) 술을 마셨다. 다음 날 아침 숙취에 깨질듯한 내 머리는 냉장고 안에 남은 1+1 지코 덕분에 살았다.

 

수분 보충, 숙취 해소의 GOAT

숙취에 몸을 가누기 힘든 아침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지코의 뚜껑을 열었다. 마셔보니 이게 웬걸. 몸이 눈에 띄게 회복되는 게 아닌가? 마치 마법사의 포션처럼 내 몸의 상태 이상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지코’는 몸의 수분 보충과 전해질 보충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음료였다. 코코넛 워터가 유행했던 미국에서도 운동을 할 때나 다이어트를 할 때 주로 찾던 음료였다고.

그렇다. 한국 최악의 명성을 가졌던 이 음료는 사실 한국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려고 온 착한 음료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선한 의도와 다르게 그가 마주한 것은 공포에 질린 한국인이었으니. 결국 국내에서는 자연사… 하고 말았다.

 

지코가 세상에 남긴 것들

지코는 결국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세상에 많은 것을 남겼다.

첫 번째는 방송 간접광고, 즉 PPL이 음료의 이름을 알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코의 뒤를 이은 ‘토레타 워터’는 비슷한 포지션임에도 예능, 드라마 등에 공격적으로 PPL을 걸었다. 맛에서 훨씬 대중적인 터치를 했기 때문에 PPL을 기반으로 굉장히 잘 팔리는 음료가 되었다. 그 뒤로는 너도 나도 예능에 음료 브랜드를 PPL 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올리브영이다. 2010년대 올리브영은 골목상권을 위해 커피, 콜라와 같은 유명한 음료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그 자리에 채워 넣을 올리브영스러운 음료가 필요했는데, ‘지코’야말로 그것에 딱 맞는 녀석이다. 멋있고, 건강에 좋다고 하고, 가격이 살짝 부담되니까. 그 뒤 올리브영의 음료는 지코 같은 대중적으로 가기에는 어렵지만 착한 스펙의 음료들이 오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바로 당신이다. 지코를 마신 이 중에는 피해자(?)들도 있지만 코코넛 워터의 매력에 빠져버린 이들도 존재한다. 지코로 입문하였다가 다양한 코코넛 워터를 즐기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지코 대신 비타 코코, 말리 코코, 혹은 이마트 24의 노브랜드 코코넛 워터를 즐겨 마시고 있다. 더 맛있는 코코넛 워터가 있다면 댓글로 추천을 주시라.

무엇보다 지코를 생각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이 음료만 생각하면 어느덧 2010년대의 토요일로 돌아가 무한도전을 보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맛은 놀랐지만, 그 시기가 참 좋았었지. 귓가에 그리움의 소리가 들린다.

<액체 자연사 박물관>은 세상에 큰 충격을 선사했던 사라진 음료를 다룹니다. 액체 자연사 박물관 시리즈는 마시즘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원문: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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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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