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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남편’과 ‘비평가’사이

2015년 11월 11일 by 손종업

한국 남편의 숙명

어떤 시비를 본 적이 있다. 공원에 끌고 나온 개가 똥을 싼 게 발단이었다. 남편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이 똥을 방치하고 그냥 가려던 여인을 불잡고 똥을 가리켰다. “당신이 웬 참견이야”로 언성이 높아졌다. 곁에 선 남편은 쩔쩔 매며 “그냥 가자 여보”만을 연발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던 참이었다. 화장실에라도 다녀오던 길인지, 여자의 남편이 나타나 다짜고짜 “뭐야 어떤 년놈들이 우리 마누라를 건들어. 응?”하며 웃통을 벗어제낄 기세로 덤벼드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그의 아내가 그의 어깨를 밀치며 “당신은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 좀 가만 있어 봐.”그리고는 정색을 하고 상대방 여성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치우면 될 거 아니에요. 그럼 되는 거죠.”그녀의 얼굴은 씩씩거리는 남편 앞에서 이상하게 빛나 보였고 똥을 쓱싹 치운 뒤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당신 요즘 힘들어 보이드라” 뭐 그런 수작을 주고받으며 개를 끌고 사라진 반면에, 그렇게 봐서 그런지 마침내 사과를 받아낸 쪽 부부는 막 부부싸움이라도 한 사이처럼 어색한 거리를 유지한 채 사라지고 있었다.

 

그건 당신이 잘못했네

이 말은 한국 남편이 해서는 안 되는 금기어인 듯하다.(외국이라고 뭐 크게 다르진 않을 듯 싶다. 호랑이가 나타났는데 고삐를 풀어주지 않고 저만 도망친 주인을, 호랑이를 물리친 황소가 돌아와서 밟아 죽였다는 통쾌한 이야기도 있는 걸 뭐.한국이 아주 쬐끔 심하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남진우는 비평가인 자신을 죽이고 남편으로 사는 길을 선택한 느낌이랄까? 아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없는 처지라면, 아예 입을 다무는 게 비평가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문학이 어떻게 상호텍스트성 속에 있는가 하는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전설”은 “우국”과 그런 관계란 말일까? 이 질문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자는 세속의 남편의 길을 가는 자다. 그런데 그는 힘없는 남편이 아니라 소위 문단권력의 한 끝을 쥔 자다. 우리는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효성이 권력과 결합할 때 어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지를 국정교과서 사건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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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응준씨가 기고한 표절의혹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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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신경숙은 스스로의 작품이 결과적으로는 표절임을 인정했다. 그런 그녀가 미국에서 팬 사인회를 갖든 그렇지 않든, 나로선 관심이 별로 없다. 그 소설 “외딴 방”에서 품었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그녀가 더 키워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내가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흔히 불멸에 관여한다고 말해지는 문학판에서의 이 끔찍한 인간주의다. 작가가 보내는 끔찍한 고통을 너는 알지 않느냐, 그러므로 비평은 오로지 ‘칭찬의 비평”이 되어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나는 비평 속에 존재하는 악평의 역사를 물론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들은 잘못된 평가를 내린 것이니 없어져야 하는가. 악평은 나쁜 인간의 것이고 칭찬의 비평은 선한 자들의 것이라면 결국 이 세상엔 아첨과 아부만이 남게 되지 않겠는가. 이게 국정교과서의 문학적 변종임을 그들은 왜 알지 못하는가. 온갖 악평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불멸을 향해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닌가. 한국의 작가들이여. 악평은 결국 지상에서 죽고 그대들은 불멸의 전당에 들 테니.

“표절은 문학의 종말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남진우의 말은 궤변이다. 상호텍스트성은 글쓰기의 오랜 전략이지 표절이라는 비양심적 절도 행위일 수 없다. 그걸 그는 야바위꾼처럼 뒤섞고 있다. 그러면 당신은 ‘전설’이 표절이 아니라 상호텍스트성이라고 생각하는 거냐고 물으면 그는 필경 그건 간단치 않은 문제나, 남편된 자로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을까?

거듭 말하거니와 나는 표절 문제로 신경숙이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 전체가 부정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 글쓰기가 헛된 명망 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나는 우려해왔다. 표절 사건은 우리 문학의 더 아픈 상처를 드러냈다. 그건 문단권력의 실체다. 거기서 우리는 수준 낮은 정실주의, 패거리주의, 상업주의, 독선주의, 권력지향 등을 보게 되는데 이는 한국문학을 위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러니까 이 글을 남편 남진우나 그의 아내에게 쓰는 것이 아니라 숲으로 된 성벽이나 외딴 방의 작가들에게 쓰고 있는 것이다. 올페가 직업으로 시를 선택한 게 아니라면, 이건 당신들이 좀 잘못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원문: 송종업의 페이스북

Filed Under: 시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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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를 떠도는 작은 배들을 위해 잠시 빛나는 등대를 좋아합니다. 비평가 손종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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