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ip to content
  • Skip to secondary menu
  • Skip to primary sidebar
  • Skip to footer

ㅍㅍㅅㅅ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 Home
  • 스타트업
    • 마케팅
    • 투자
  • 시사
    • 경제
    • 국제
    • 군사
    • 사회
    • 언론
    • 역사
    • 정치
    • 종교
  • 문화
    • 게임
    • 교육
    • 덕후
    • 만화
    • 스포츠
    • 애니
    • 연예
    • 영화
    • 인문
    • 음악
    • 책
    • 학문
  • 테크
    • IT
    • SNS
    • 개발
    • 공학
    • 과학
    • 디자인
    • 의학
    • 환경
  • 생활
    • 건강
    • 부모
    • 성인
    • 여행
    • 영어
    • 음식
    • 패션
  • 특집
    • 개드립
    • 인터뷰
  • 전체글

어색한 한자어를 바로잡기만 해도 글은 달라진다

2017년 10월 24일 by 최준영

“음악에 도무지 소질이 없고 음악 지식도 별로 없는 나는 이 책을 준비하기 전까지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적>이 ‘말을 탄 도적 떼’인 줄 알았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읽어 본 일이 없는 나는 도서관 서가에서 <사자들>이 보일 때마다 ‘사자처럼 용맹한 투사들’을 떠올렸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여적 읽어 보지 않았는데, 그 뜻을 알기 전에는 ‘신통방통한 영웅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다 같은 한국어인데 왜 이리 어려운가. 독자가 헷갈릴 수 있는 여지를 번역자가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자꾸 인용하게 된다. 글쓰기 강사 이강룡이 쓴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유유, 2014)는 그렇게나 훌륭한 책이다. 어려운 말로 설명하거나 무게 잡지 않고, 그야말로 편안하게 지극히 실질적인 예를 들면서다. 위에서 얘기한 걸 들으며 나는 몇 번씩이나 무릎을 쳤는지 모른다. 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다. 계속 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차르트 오페라 <마적> :  <마술 피리>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사자들>:  <죽은 자들>

헤시도오스의 <신통기> : <신들의 계보>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  <등대를 향해>

한자어나 개념어나 명칭을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지만 원뜻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읽었을 때 뜻이 드러나지 않는 한자어가 있다. 이것을 자주 쓰는 한자어를 활용해 알기 쉽게 바꾸는 게 한자어 번역의 출발이다.

‘미필적 고의’를 일상 의사소통에서 ‘고의적 묵인’이나 ‘방치’나 ‘회피’나 ‘외면’ 등으로 바꿔 쓰면 원뜻의 본질이 더 잘 드러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나쁜 화폐가 좋은 화폐를 몰아낸다’로 고치면 조금 더 나아진다. ‘노견’은 단순하게 ‘길 어깨’라고 직역하기보다 ‘갓길’이라고 의역하는 게 낫다. 갓길을 주로 일컫는 말인 ‘길섶’도 좋은 표현이다. ‘공자는 은인이다.’라는 문장보다는 ‘공자는 은나라 사람이다’로 풀어 쓰는 게 훨씬 의미전달이 잘 된다.

미필적 고의 –> 고의적 묵인, 방치, 회피, 외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나쁜 화폐가 좋은 화폐를 몰아낸다

노견 –> 직역하면 ‘길 어깨’지만 어색하다. –> 갓길, 길섶

공자는 은인이다 — 공자는 은나라 사람이다.

외래어 남용의 문제

드라마틱한 스토리 –> 극적인 이야기

랭킹 리스트 –> 순위 목록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 –> 대형 유통 매장에서 장을 보다

아이러니한 운명 –> 얄궂은 운명

앵커의 클로징멘트 –> 진행자의 끝인사

업데이트된 데이터 –> 갱신 자료

업그레이드되다 –> 발전하다

오버액션하던 시대 –> 지나치게 반응하고 행동하던 시대

이벤트를 오픈하다 –> 행사를 열다

점프하다 –> 도약하다

체크하다 –> 확인하다

커버하다 –> 아우르다

프로모션 프로젝트 –> 판촉 기획

땡땡이 무늬 –> 물방울 무늬/ 점박이 무늬

(참고로, 땡땡이는 일본어 ‘덴덴(点点)에서 온 말이다.)

출전 : 이강룡의
출전 : 이강룡의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이미지 출처: soonukk.com)

피처 이미지 출처: 한글을 만나다

Filed Under: 생활, 인문

필자 최준영 facebook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부터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 등 각종 시민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열심히 강의하고 있다. 성프란시스 대학, 경희대 실천인문학센터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전국의 도서관, 관공서, 복지관 등에서 글쓰기와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결핍을 즐겨라", "유쾌한 420자 인문학",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등이 있다.

Primary Sidebar

SPONSORED

RECOMMENDED

Footer

ㅍㅍㅅㅅ

등록번호: 서울, 아03293
등록일자: 2014년 8월 18일
제호: ㅍㅍㅅㅅ
발행인: 이승환
편집인: 이승환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69 12층
발행일자: 2014년 8월 18일
전화번호: 010-2494-1884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승환
Privacy Policy

Copyright © 2025 · Magazine Pro on Genesis Framework · WordPress · Log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