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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숙 퇴임 기념문학: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2014년 2월 7일 by 임예인

코리안 갓 미니스터의 촬영 현장. 손질되지 않은 머리에 뚱뚱한 몸매, 결코 예쁘다곤 할 수 없는 ‘아줌마’ 한 사람이 세 사람의 심사위원 앞에 섰다.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도 이 뜬금없는 등장에 김이 새 버렸다는 표정이다.

코리아 갓 미니스터의 무대에 선 진숙
코리아 갓 미니스터의 무대에 선 진숙

 

심사위원 박그네가 묻는다.

“이름이 뭔가요?”
“제 이름은 윤진숙입니다.”

“어디에서 왔죠?”
“한국해양… 크크”

한국해양... 크크
한국해양… 크크

 

“나이가 어떻게 돼죠?”
“쉰 아홉입니다. 하지만 그건 내 일면일 뿐이에요.”

진숙은 그렇게 말하며 ‘크크’ 웃는다. 관객들은 진숙의 갑작스런 웃음에 저건 또 뭐야, 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진숙의 터무니없는 모습에 관객들은 조소를 보냈다.
진숙의 터무니없는 모습에 조소하는 관객.

 

“꿈이 뭔가요?”
“프로 장관이 되는 거예요.”

“어떤 장관처럼 성공하고 싶나요?”
“노무현이요.”

순간 관객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온다.

전설의 해수부장관 노무현의 이름이 나오자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다
전설의 해수부장관 노무현의 이름이 나오자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다.

 

하지만 진숙은 전혀 상관없다는 표정이다. 다시 박그네가 묻는다.

“어떤 노래를 보여줄 거죠?”
“레미제라블의 삽입곡, ‘나는 꿈을 꾸었네’ 입니다.”

일단 뭐 예의상 박수는 쳐 주자는 식의 심드렁한 관객 반응 앞에서, 진숙은 노래를 시작했다. 그 평생 처음 서 보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그의 목소리가 무대에 가득 울렸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진숙.
무대에서 노래하는 진숙.

 

그땐 젊었고 겁도 없었지
청문회에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도 없었고, 국감에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도 없었네
하지만 범은 밤에 찾아오는 법
천둥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희망을 찢고 꿈을 치욕으로 바꾸어버렸지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어
내가 그네와 함께 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하지만 세상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꿈도 존재하며
잠재울 수 없는 기름유출도 있는 법

나는 꿈을 꾸었다네
내 삶이 지금의 이 지옥과는 달라지기를
그러나 이제, 내 삶은 내 꿈을 죽여버렸다네

 

그건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육십 평생을 남편 없이 홀로 살면서 못생겼다며 무시당하고, 아귀를 닮았다며 무시당했던 날들. 늘 간직했던 장관의 꿈마저 주위의 매몰찬 시선에 접고 살아야 했던 아픈 나날들. 진숙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처절하고 아름다운 노랫말과 영롱한 목소리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진숙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심사위원 그네는 그로부터 진흙 속의 진주를 본 기분이었다. 하지만 진숙은 그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듯, 그네가 채 그 마음을 표현하기도 전에 홍원의 매몰찬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노래를 끝내고는 도망치듯 무대에서 내려가버렸다.

무대에서 내려가는 진숙.
한 순간의 인기를 뒤로 한 채 무대에서 내려가는 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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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개드립, 시사

필자 임예인 twitter twitter facebook

노동자의 세상을 꿈꾸는 (전 편집장 겸) ㅍㅍㅅㅅ 노조위원장. 그러나 과업에는 태만하고 두목에게 술이나 뜯어먹고 다닌다는 첩보가 입수된 바 있다. 경쟁매체 슬로우뉴스에서도 세작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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